제주올레 14-1 코스(저지-서광 올레)

2020. 12. 5. 00:44사진/여행

이 길은 여러번 지나간 듯 하다.

제주올레14코스 걷고 서울 돌아갈 때도 지났고,

바다펜션 예약했을때도 지났던 것 같고...

지난해 가족여행 왔을때는 오설록에 왔지만 여기를 온 듯한 느낌이다. ㅎㅎㅎ

 

14-1코스는 9.3Km 짧은 코스다

전날 추자도 걷고 이날은 이 코스만 걷고 서귀포 여행자센터 가서 인증받고 서울로 가는 일정이다.

아침 : 우진해장국(제주시 서사로 11)(064-757-3393)(돈사촌옆)

         여기서 고사리육개장을 시켰는데 국이 아니라 완전 죽 형태였다. ㅠㅠ

점심 : 서진이네 식당(제주시 한경면 중산간서로 3664)(064-773-0313)(저지오름입구)

저녁 : 서울 우리집에서 완주 기념 양주파티 !!!

 

시작점으로 가는 중에 만난 끝없이 펼쳐진 녹차밭

정말 어마어마 했다.

이 밭을 약 40년 전 태평양화장품 회사 사장님이 

그당시는 정말 쓸모없는 불모지, 밀림같은 땅을 변화시켜 이루어낸 성공신화라고

택시기사님이 알려 주셨다.

 

설록차 꽃

계절이 계절인지라...

꽃의 상태도 잎의 상태도 별로 좋아보이진 않지만

유일하게 차밭에서 만난 꽃인데 지나칠 수 없어 한 컷 담아봤다

 

볏바른 궤 입구

볏바른궤

 

이곳은 제주 도민들이 오래 전에 이용했던 주거용 동굴유적지다.

'궤' 는 작은 규모의 바위굴을 뜻하는 제주어로, 곶자왈 여러곳에서 발견되었다.

 

위           치 :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 곶자왈

형태 및 규모 : 남북으로 길게 이어지는 터널형 용암동굴로이다.

현           황 : 동굴 입구에서부터 약 1.2m 정도까지의 공간에서 근 · 현대의 것으로 보이는 탄피와 옹기편 등 그릇 유물이 발견되었다.

이 용   시 기 : 탐라시대(선사시대), 조선시대, 근 · 현대(제주 4.3)

의의와  평가 : 곶자왈은 생태적 가치뿐 아니라 제주 4.3*과 같은 역사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으로서 중요성을 갖는다.

 

*<제주 4.3>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1948년 발생한 소요사태와 1954년 9월 21일까지 무력충돌과 진압과정에서 무고한 양민 3만 명 대다수가 군경토벌대에 의해 희생된 사건.

곶자왈은 울창한 숲과 궤, 동굴이 있고 가까이 마을이 있어 주민들의 피난처뿐 아니라 무장대의 근거지, 때로는 토벌대의 주둔지가 되기도 했다.

 

제주올레 14-1 코스 곶자왈에 있는 돌담유적

볏바른궤 가 있었고, 저 돌담들이 사람들이 살았었다는 유적일 것이라 나 혼자서 추측한다.

탱자나무가시가 있는 것도 사람이 살았었다는 흔적이라는 얘기를 어디선가 들었다.

저런 돌담이 여기저기 아주 많이, 아주 길게 있어 저렇게 사진으로 이어봤다. ㅎㅎ

 

 

내가 너를 지켜 보고 있다 !!!

나무기둥에 저런 모습이 있어

정말 나를 지켜보고 있는 듯한 느낌에

화~~~악 시선이 갔다.

저런 나무가 여기저기 많이 있었는데

무슨 나무인지는 인터넷 여기저기 뒤져봐도 못찾겠다.

곶자왈 내에 녹나무 과의 센달나무, 생달나무, 후박나무 ........

 

 

저 잘라진 기둥이  원래나무를 감으면서 타고 올라간 기생나무이다.

저렇게 감고 올라가 자기가 살겠다고 원래나무의 기를 다 빼앗아 죽게 만드는걸, 숲을 관리하는 차원에서 기생나무의 기둥을 잘라버려  원래의 나무를 살리는 방법 인 듯 하다. 이쯤 되면 원래 나무의 소중함이 큰 것일 거 같은데... 갑자기 숲 해설사가 필요해 졌는데 어디가서 물어본담!!!

 

사유지를 통과해서 문도지 오름으로 가야하는데, 종종 입구문을 열어 두어 농작물의 피해를 보는 듯 하다.

이건 정말 우리가 꼭 지켜야 할 일인데...

말이 나가지 못하게 사람이 드나들 수 있는 입구를 ㄷ 자 형식으로 만들어 뒀는데도 어떻게 말이 저 담을 뛰어넘어 나가 농작물을 헤치는 걸까???

사람들도 현명하지만 말도 현명한걸까???

 

문도지 오름에 오르는 순간 저렇게 탁트인 시야와 함께 풍력발전기들이 일을 하고 있었다.

역시 제주엔 바람이 많은 곳인가보다. 여기저기에 풍력발전기들이 많다.

 

지금의 시기는 모든 생물들이 열매를 맺는 시기다.

저 열매는 봄에 만난 하늘타리 꽃이 맺은 열매인데, 꽃은 참 예쁜데 열매속의 냄새는 아주 고약하단다. 그래서 하나 따서 잘라봤는데, 이건 아직 싱싱해서 인지 냄새가 그리 고약하지 않았다. 씨의 모습이 호박씨 비슷하기도 하고, 수세미씨 비슷하기도 했는데 냄새가 고약했다는 말이 저 씨앗 알맹이를 닦아볼 엄두를 못냈다. 휴지로 싸서라도 한번 닦아볼걸...

 

오늘이 제주올레 26개 전체중 마지막 코스를 걷는 날이다. 지금까지 나를 인도해 준 리본에게 고마워 사진으로 한컷.

처음 올레길 걷기 시작할 때 찍어 뒀던 화살표

바닥에도 종종 화살표가 우리 길을 안내했다.

 

26개 코스를 오늘로 끝내며

참 많은 일이 있었고,

참 많이 행복했고,

참 많이 피곤하기도 했다.

무언가 큰 일을 한듯 한 아주 큰 보람을 느끼며 올레길을 마무리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