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여행

제주올레 17코스 (14-17)

들꽃세상 2020. 10. 11. 14:48

2020. 10.5~10.8

자연은 항상 변한다

그래서 우리의 계획도 항상 변할 수 있다

산이 허락하지 않으면 산에 들어갈 수 없듯이

날씨가 허락하지 않으면 우리의 계획도 틀어지게 된다

그것이 우리에게 득이 되기도 한다

이번이 그랬다

원래 계획은 추자도를 걷기로 했는데 바람불어 출항이 안된다길래 코스수정

17부터 14-1까지 거꾸로 걷는 계획을 짰다

하지만 그것도 쉽지않아 다시 수정 14-1은 남겨 두고

1일차 17코스(18.1Km)- 노루물펜션(1박) 저녁:꺼멍집(064-743-0523)

2일차 16코스(15.8Km) - 바다하우스펜션(2박)(010-2695-6192, 064-799-6192) 저녁:뿔난돼지(064-799-1624)

3일차 15코스(13.0Km) + 3Km 진행 바다그리기 펜션(3박)(064-796-6840, 010-3742-6957)

                 저녁:면도롱샤브샤브(064-756-3400)

4일차 14코스나머지 (16.1Km) 서울로 왔다

 

 

바람불어 출항이 안되는 날의 파도는 지금까지 우리가 본 어떤 것 보다도 대단하다고 느꼈고

생전 처음 보는 부서지는 파도를 카메라에 담느라 한참을 지체했다

그랬더니 남편 왈 "이러다가 오늘 하루 다 가겠다"

 

아침 공항내려서 시작하는 걸음이라, 역광이었다면 무지개도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을 뒤로한채 일정을 시작했다

공항에서부터 걷다보니 이미 용담포구를 지났고...

그러다 보니 용두암을 건너뛰고 말았다 ㅠㅠㅠ

다시 돌아가기엔 왕복 거리가 너무 멀어 용두암은 다음기회에...

(다시 다녀올 경우 이 부분은 삭제하고 사진을 올릴거다 ㅎㅎ)

 

 

도두봉 바로 입구에 고양이 한마리가 아주 느긋하니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인사하는 듯 사람을 쳐다보면서 야옹야옹한다

신기해서 나한테도 할려나 하고 앉아 카메라를 들이대는 순간 완전히 나를 공격할 듯한 포즈 !!

"엄~~마 나살려" 기겁하고 도망왔다. 그순간에도 셔터를 눌렀나 보다 ㅎㅎㅎ

 

 

제주 도두봉 공원

제주 올레 17코스 도두봉 공원에 저런 나무터널이 있고 그 밖은 공원정상이다

저곳에서  사진을 찍기 위한 줄이 나무터널 안쪽으로 길게 늘어서 있다

우리도 줄 뒤로 가서 섰다

우리처럼 나이든 사람은 아무도 없고 커플들과 젊은 친구들끼리 온 사람들 뿐이지만 꿋꿋하게 줄서서 기다렸고

뒷사람에게 카메라를 건네주며 이런 모습으로 찍어달라는 요구까지 해서 작품하나 남겼다

저렇게 손잡고 쳐다보는 순간 남편이 말했다. 이거 참 쑥쓰럽구먼.....

 

 

도두 추억愛 거리

꽤 긴 해변에  [ 도두 추억愛 거리] 라 이름붙이고 저렇게 말뚝박기 고무줄놀이 공기놀이 등등...

  만들어 놨는데 장난꾸러기 우리 남편 거기 앉아서 저러고 있다 !!!

 

요즘 젊은이들의 Hot 한 놀이로 떠오른다는 서핑보드

양양 죽도해변에서 보며 젊음이 부러웠었는데

여기 이호테우 해수욕장에도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서핑보드를 배우고 있어 또 한번 젊음이 부러웠다

한편으로 지난 겨울 코타키나발루에서

보드에 일어서는건 꿈에도 생각 못하고 엎드려 타고놀기만 했어도 정말 재미있었던 추억이 떠올라 행복하기도 했다

 

 

바다사랑채 식당

보드타는  사람들을 구경하고 있는데 자기들끼리 저쪽으로 가면 아주 싸면서 맛있는 집이 있다고 하는 말이 들렸고, 우리도 거기서 점심을 먹자고 찾아갔다

이 식당에서 인상깊었던 점은
보드를 타다가 물이 줄줄 흐르는 상태로 오는 사람들을 위하여
의자위에 매트(방석)를 하나 더 깔아주어 의자를 젖지 않게 하는 센스였다
제주올레 17코스 맛집으로 추천한다

☎ 064-748-9785




 

무수천

무수천을 따라 걷는 길이 아주 특이했다

물이 흐르면서 깎아낸다면 저런모양이 되는지가 궁금해 지면서 참 신기한 자연의 힘을 또 한번 느꼈다

 

 

엄청 큰 달팽이!!! 내 주먹만 한 듯 했다. 지금와서 후회한다. 내 주먹과 비교되게 주먹을 옆에 두고 같이 찍을걸...

저것보다 좀 작은 달팽이가 바닥에 있었고 남편이 걷던중 발밑에서 "빠지직" 하면서 물이 튀어 깜짝 놀라며 무언가 했는데 그땐 무엇인지 몰랐었다.  이 달팽이를 보면서 '아까 그것이 이거였구나' 깨달았다.  죽은 달팽이야 미안해♥

 

노루물 펜션

코스에서 좀 멀리 떨어져 있는듯 해서 참 많이 망설였던 펜션인데 너무나 잘 선택했다
방에서 보이는 정원이 너무 깔끔하니 예뻤고,
내부도 새 집인듯 깨끗하면서
조그맣게 놓여있는 테이블이 젤 맘에 들었다
방값도 금귤방으로 40,000원
16코스 종점 17코스시작점 근처 숙소로 짱이다 !!  

☎ 010-2699-0281 064-748-8250

 

항파두리 항몽유적지

제주 올레 16코스  항파두리 항몽유적지  

제주도 기념물 제28호. 현재 15리에 이르는 토성(土城)과 삼별초(三別抄) 군사들이 궁술훈련 때 과녁으로 사용했던 ‘살맞은 돌’, 성의 건물 문지였던 ‘돌쩌귀’, 김통정(金通精) 장군이 성 위에서 뛰어내린 발자국이 파여서 샘이 솟는다는 ‘장수물’, 삼별초 군대가 급수로 이용한 ‘옹성물’·‘구시물’, 옥터 등이 남아 있다.

이 유적지는 1977년 호국정신을 함양하고 총화단결을 다짐하는 뜻에서 교육장으로 활용하고자 석성(石城)인 내성(內城)이 위치했던 9천여 평의 경내에 ‘항몽순의비(抗蒙殉義碑)’를 세우는 등 성역화되었다.

진도에서 대몽항쟁을 전개하던 삼별초 군대가 제주에 들어온 것은 1270년(원종 11) 11월 3일 이문경(李文京) 부대의 제주 명월포(明月浦) 상륙이었다. 이문경 부대는 이미 제주도에 거점을 마련하고 있던 관군(官軍)과 송담천(松淡川)에서 전투를 벌여 승리함으로써 제주도 내의 교두보를 확보하였다.

이어 1271년(원종 12) 5월 김통정은 진도의 용장성이 무너지자, 남은 삼별초 군대를 거느리고 제주도로 들어와 이문경 부대와 합세하여 대몽항쟁을 위한 본격적인 방어 시설을 구축해 나갔다.

이 항몽유적지는 1273년(원종 14) 4월 고려의 김방경(金方慶)과 원장(元將) 흔도(忻都)가 이끄는 여몽연합군(麗蒙聯合軍)에 의해 삼별초가 토벌되기까지 대몽항쟁의 거점이었다.(출처:Daum 백과사전)

 

걷다가 만난 저 멀리 보이는 토성을 보면서 저수지 둑인가 했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저렇게 큰 저수지는 없을것 같아 점점 더 궁금해 졌다. 올라가 보고 싶었으나 길이 없었고 그러다가 나타난 저 표지판 출입금지 였다 !!!

 

제주 감귤

걷다보면 작업중인 장면을 자주 보게 된다.

그런데 저 귤은 색이 아직 초록수준인 귤을 땄다. 이 상자는 그나마 주황색이 좀 많이 있지만, 쌓여져 있는 저 위 상자는 정말 거의 초록수준이다. 저것이 서울로 올때는 주황으로 변해서 오는가 보다. 난 저런 초록귤은 못봤으니...

 

구엄 해녀 수산 식당

16코스 중간지점 에 있어 점심을 이곳에서 해결하기로 하고
그 앞에 있는 물회를 먹을까 하다가 물회는 포항가서 먹고 여기서는 간단한 점심으로 먹자고 들어갔다
식사를 하면 밑반찬으로 나오는 것 중에 간장게장이 너무너무 맛있어서 사장님께 제안했다
간장게장정식 메뉴를 하나 만들면 대박날거 같다고...
사장님 웃으시며 고맙다고 말씀하시는데, 이 순간 다시 그 맛을 느끼고 싶다 !!
제주올레 16코스 맛집으로 간장게장 적극 추천한다.

ㅁ☎ 064-745-1135

 

 

 

이날은 어제보다 잔잔한 바다였는데 걷다가 마주친,

해구처럼 푹 육지로 들어와 있는  동굴로 파도가 밀려와 부딪치는데

그야말로 포말이었다.

 

 

숙소에서 바라본 하늘

고내포구에 있는 바다하우스펜션(제주올레 15코스 종점, 제주올레 16코스 시작점)

잠시 쉬었다가 저녁먹자고 샤워후 3층 우리방 침대에 잠시 누웠다. 그 순간 창문 가득 붉은 노을이 보였다

벌떡 일어나 카메라들고 찰칵 !!! 저 순간이 5분도 채 안되어 구름도 노을빛도 다 사라져 버렸다. 아쉬워!!!

노을은 언제나 멋지고 가슴 두근거리게 한다.

또한 이 펜션도 주변에 먹거리도 많으면서 전망이 좋아 제주올레 15코스 종점의 숙소로 추천한다.

 

이 돌하르방은 투포환 선수의 모습이어 재미있어 한 컷 !

인터넷 에서 본 다른 모습의 돌하르방도 있었는데 그건 못봤다.

이 동네가 까페거리인가 보다.

어떤 식당은 번호표 받아서 기다리라는 간판이 앞에 있기도 하고..

장한철 산책로도 있어 바닷길 걷는것도 좋았다.

 

 

장한철 산책로 가운데 카약체험 샵이 있는데 저렇게 노를 커다란 통에 꽂아 보관하고 있었다. 내가 지나는 시간에 빛이 노를 조명하듯 비추고 있어 찍어 봤는데... 지금 보니 뭐 그게 그거 인듯 별 느낌이 없지만 저 투명한 색은 빛의 예술인거 맞다 !!!

 

 

영등하르방

영등나라는 지구의 북쪽 끝 시베리아에 있는데 여기엔 추위와 함께 온갖 바람의 씨를 만드는 영등하르방이 산다.
제주에 영등이 들러면, 영등하르방이 영등바람의 씨를 만들어 할망에게 내어주어야 한다.
영등하르방은 영등2월 초하루 남방국 제주를 찾아가는 영등할망의 바람주머니에 오곡의 씨앗과 봄 꽃씨를 담아주는 신이다
 

영등할망

영등할망은 음력 2월1일 제주에 왔다가 영등바람을 뿌리고 15일에 제주를 떠나는 바람의 신이다. 할망이 가져온 바람은 겨울과 봄 사이에 제주에 불어오는 서북계절풍이다. 할망이 봄을 만들기 위해 뿌리는 바람은 1만8천 종의 할망의 변덕이라 한다. 때문에 할망이 뿌리는 칼바람은 헤아릴 수 없지만, 할망은 영등에 뿌린 바람은 다 거둬 간다.

영등대왕

세상의 북쪽 끝 영등나라엔 영등대왕이 얼음산과 서북풍을 지키고 있다. 대왕은 어둠속에 홀로 반짝이는 외로운 별이라 '외눈박이 나라의 왕' 이라 부르기도 한다. 영등할망이 제주에 왔다가 바람을 뿌리고 가는 내방신이라면, 대왕은 영등할망이 영등바람을 뿌리며 제주의 새봄을 준비하는 동안 영등나라의 긴 겨울을 지키는 외로운 대왕이다


 

한림항

이날은 시간이 애매해서 이곳에서 점심을 해결했다.

먹는 중에 콩나물볶음에서 아구가시가 나왔다.

남편이 사장님을 불렀다. 

사장님 말씀 "콩나물 볶다가 아구가시가 들어갔나봐요"

그순간 남편 "이럴땐 죄송합니다라고 말씀하셔야죠"

그때서야 죄송하다고 한다.

난 나혼자서 결론 내렸다.

다른 사람이 먹다 남은 아구찜 콩나물을 우리한테 반찬으로 내 줬다고.

그 식당이름을 여기 밝히고 싶지만 공개된 문서에 어쩌고 저쩌고 하면 머리아파질거 같아 참는다. ㅠㅠㅠ

 

식당은 그렇게 나를 짜증나게 했지만 

한림항은 항구가 참 예쁘면서도 어마어마 하다

한국의 나폴리는 통영이라는데 난 이곳이 더 한국의 나폴리 라고 주장하고 싶다

이렇게 예쁜 항구를

식당에서 안좋은 기억은 저 바닷물에 던져 버리고 예쁜 항구로만 기억에 담아 둘거다.

 

한림칼국수

지난해 우리가족 제주여행와서 아들이 계획했던 코스에 저 한림칼국수 집이 포함되어 있었고, 그날 날씨도 무지 더운데 줄도  길었지만 인내와 끈기로 기다려서 먹었었다.  그 때 먹었던 기억에 남편은 또 먹고 싶다는데 내가 싫다고 했다. 

해초만 먹고 자라는 바다고동을 제주 방언으로 보말이라 하고, 그 보말을 넣어서 끓인 칼국수가 보말칼국수다. 

개인적으로 칼국수를 좋아하지 않아 난 별로라는데 남편은 정말 맛있는 맛집이라고 주장한다.  오늘도 저렇게 줄을 서 있는거 보면  맛집이 확실한 것 같다. 그 때 기억에 추억인증샷 한컷!

 

 

테트라 포드

바닷가 방파제에서 저걸 볼때 마다 참 크다고 느꼈고, 저걸 어떻게 옮겼을까 항상 생각했는데, 이곳은 저것을 만드는 공장인가 보다. 어마어마하게 큰 테트라 포드가 줄지어 서 있는데 마침 빛이 사광이어서 그림자를 만들어 더 크고 더 웅장해서 한편으론 두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 멀리 바다 안에 풍력발전기가 도대체 몇 기가 있는지 날개가 돌아가는게 섞여서 우린 가시덩굴이 굴러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날 구름이 정말 멋졌다.

 

 

제주올레 14번 코스는 중간에 식당이 없다. 그래서 꼭 요기거리를 챙겨야 한다. 빵과 두유를 챙기고 걷기 시작하는 즈음에서 이길을 만난듯 하다. 양쪽으로 억새, 오른쪽 옆에는 물이 마른 하천길, 파란 하늘의 구름, 아무도 없는 산책길...

이런게 그야말로 힐링이 아닐까 싶다 !!!

♥♥♥참 조용하고 참 아늑하고 참 행복했다♥♥♥

 

 

10월 8일 오늘의 mission  [ 으름 열매 따먹기 ]

조용하고 아늑하고 행복한길이 한두시간이 아니라 계속 이어지니 이제 지루해 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시작된 숲속길... 재미있게 즐기면서 걷는 방법 중 하나, mission을 정하고 수행하는거다.

지금의 시기가 으름이 익을 시기와 딱 맞물리면서 우리 남편이 자기의 어린시절 추억을 소환했다.

으름 따먹기 !!!

그 순간부터 우리의 시선은 온통 으름덩굴 찾기에 바빴고, 한참을 헤매다가 만난 으름은 아직 덜익었고, 그 후에 만난 으름은 다 익어 알맹이는 떨어져 나가고 껍데기만 남았고, 이젠 포기해야 하나 하는 순간 제대로 된 으름을 만났다.

 

꿈★은 이루어진다 !!!

 

 

 

 

애월 감귤밭

애월쪽엔 감귤밭이 거의 없다. 귤 하면 제주도, 그래서 제주 전역에 귤밭이 있는줄 알았는데 걷다가 문득 이쪽은 귤밭이 거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얼마전 제주도가 고향인 분을 만나서 물었다. 애월쪽은 귤밭이 많지 않은 이유가 있는지. 그분 일단 칭찬모드로 나보고 눈썰미 좋다면서 귤은 물이 잘 빠지는 토양에서 잘 자라고, 과일도 맛있단다. 그런 조건이 성산쪽이 애월쪽보다는 좋은 조건이라고... 또 하나의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걷다보면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되는 기쁨도 소소하다.

 

 

월령 선인장 자생지를 지나면서 만난 선인장. 잎 하나가 내 얼굴보다 크다. 그 크기를 비교하기 위해 얼굴 들이대고 손바닥 펴서 찍었다. 저렇게 큰 잎은 난생 첨 만났다. 보통 식물원 가면 처음보는 신기한 선인장들이 많이 있는데 그 어디에서도 잎이 저렇게 큰 선인장은 못봤었다. 참 다양하고 신비로운 자연이다.

 

강아지들이 심심하던 차에 사람이 지나가니 우루루 달려들어 반기면서  내 다리를 다 긁었다. 그 순간에는 귀엽기도 하고 아프기도 했지만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는데 숙소와서 보니 여기저기 긁혀 있었다 . 개구쟁이 강아지들 ~~~

 

이제 남은 코스는 추자도와 14-1 저지~서광올레 두코스다. 추자도는 바람을 잘 봐서 출발해야 할 듯.

계획한 데로 진행되지는 않았지만 여기저기서 만난 새로운 풍경과 새로운 다른 환경들에서 다시 한번 느낀다.

걸으면서 새로운 사실에 감탄하고, 탐험같은 느낌에 설레기도 하고, 여행의 행복도 걸으면서 배가 된다는 사실을.